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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학 사회복지 심리학 학습노트/우리 식물 이름 속 역사

왕벚나무 완벽 정리, 2018년 유전체가 밝힌 진실 그리고 끝나지 않은 논쟁

by ChoaBloom 2026. 9. 10.

안녕하세요, 씨앗님들 🌸
지난글에서 산벚나무와 왕벚나무를 둘러싼 오랜 논쟁을 다뤘던 것, 기억하시나요?
 
그런데 이 이야기는 생각보다 쉽게 끝나지 않았습니다.
2018년 유전체 연구를 통해 제주에 자생하는 왕벚나무와 일본에서 널리 재배되는 소메이요시노가 서로 다른 기원을 가진다는 과학적 근거가 제시됐지만, 이후에도 표본의 범위와 왕벚나무의 분류를 둘러싼 논쟁은 계속됐어요.
 
오늘은 그 이야기를 조금 차분하게 정리해보겠습니다.

왕벚나무 유전자 분석표를 살펴보는 몽글이와 포티, 왕벚나무 완벽 정리 2018년 유전체가 밝힌 진실과 논란 안내

🧬 2018년, 유전체 연구가 밝혀낸 것

먼저 2018년 연구부터 살펴볼게요.
국립수목원은 명지대학교·가천대학교 연구진과 함께 제주도에 자생하는 왕벚나무의 유전체를 분석했고, 그 결과를 국제 학술지 Genome Biology에 발표했습니다. 국립수목원은 당시 이 연구를 야생 목본 식물의 전체 유전체를 해독한 세계 최초의 사례로 소개했습니다.
 
연구진이 분석한 제주 자생 왕벚나무의 유전체는 매우 이형접합적인 구조를 보였고, 비교 분석 결과 올벚나무 계통을 모계로 하고 벚나무 계통을 부계로 하는 잡종 기원으로 해석됐습니다.
 
쉽게 말하면 제주에서 자생하는 왕벚나무는 다른 벚나무류 사이의 자연적인 교잡을 통해 형성된 잡종 계통이라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중요한 점이 하나 있습니다.
 
일본에서 널리 재배되는 소메이요시노 역시 왕벚나무라는 이름으로 불리지만, 제주 자생 왕벚나무와 같은 기원을 가진 나무는 아닙니다.
 
후속 연구에서는 제주 자생 왕벚나무와 일본의 소메이요시노가 서로 독립적인 교잡 기원을 가진 것으로 분석됐습니다.
두 나무 모두 올벚나무 계통을 모계로 공유하지만, 부계 쪽은 서로 다른 계통에서 유래한 것으로 밝혀졌습니다.
 
그래서 이제는 단순히 "제주의 왕벚나무가 일본으로 건너갔다"거나 "일본의 왕벚나무가 제주에서 왔다"라고 설명하기보다는, 제주 자생 왕벚나무와 일본의 소메이요시노는 각각 별도의 교잡 과정을 거쳐 형성된 나무라고 이해하는 것이 더 정확합니다.
 

🔍 그런데 왜 논쟁은 계속됐을까요?

2018년 연구 이후에도 논쟁은 끝나지 않았습니다.
특히 2022년 제주 지역 단체들이 국립수목원의 국가표준식물목록에서 한라산 자생 왕벚나무의 분류를 둘러싼 문제를 제기하면서 다시 논란이 커졌습니다.
 
당시 단체들이 가장 크게 문제 삼은 부분 가운데 하나가 표본의 수였습니다.
한라산에서 확인된 자생 왕벚나무가 235그루인데, 2018년 연구에서 핵심적으로 분석한 자생 왕벚나무 표본이 5그루에 불과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이들은 235그루 가운데 약 2.1%만을 분석한 결과를 전체 자생 왕벚나무의 기원과 유전적 다양성을 설명하는 데 사용하는 것은 한계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국립수목원 측은 단순히 5그루만을 조사한 것이 아니라 다양한 개체와 비교 자료를 이용했고, 유전체 분석과 함께 분자 마커 분석 등을 실시했기 때문에 연구 방법 자체에 과학적 오류가 없다는 입장을 밝혔습니다.
 
즉, 이 논쟁은 "유전체 연구가 있었느냐 없었느냐"의 문제가 아니라 어느 정도의 표본을 대상으로 어디까지 결론을 일반화할 수 있느냐에 대한 문제까지 포함하고 있었던 셈입니다.
 
그리고 이 부분은 지금도 왕벚나무를 둘러싼 논쟁에서 중요한 지점입니다.
 

🌱 왕벚나무는 하나의 모습으로만 설명하기 어렵습니다

왕벚나무 이야기가 어려운 이유는 이름뿐만이 아닙니다.
벚나무류는 서로 가까운 종들이고 자연적인 교잡도 일어날 수 있기 때문에, 형태만 보고 정확하게 구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실제로 후속 연구에서도 제주 자생 왕벚나무는 여러 유전적 조합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따라서 왕벚나무를 단순히 하나의 균일한 유전형을 가진 나무로 이해하기보다는 자연적인 교잡과 유전적 다양성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가 봄에 만나는 벚꽃을 보고 "이건 왕벚나무다"라고 단정하는 것도 생각보다 쉽지 않습니다.
특히 가로수로 심어진 벚나무는 재배 이력과 품종의 역사를 함께 살펴봐야 하기 때문에 꽃만 보고 원산지까지 판단할 수는 없습니다.
 

🌍 왕벚프로젝트 2050도 활동하고 있습니다

이와 별개로 우리나라의 자생 왕벚나무를 알리고 보급하려는 움직임도 이어지고 있습니다.
 
'왕벚프로젝트2050'은 2022년 2월 출범한 사단법인으로, 국내외 벚나무류를 조사·연구하고 자생 왕벚나무를 널리 알리고 보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산림청 소속 사단법인으로, 회장은 신준환 전 국립수목원장이 맡고 있습니다.
 
이 단체는 전국의 벚꽃 명소 등에 심어진 벚나무의 종류를 조사하는 활동도 진행해왔습니다.
 
실제로 2026년 4월에는 강릉 경포호 일대 벚나무를 조사한 결과를 발표하면서, 조사 대상 1,912그루 가운데 일본 원산 소메이요시노벚나무와 처진올벚나무가 97%를 차지하고 자생 왕벚나무는 한 그루도 확인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이런 활동을 통해 우리가 매년 벚꽃 명소에서 만나는 나무가 정확히 어떤 벚나무인지 살펴보자는 관심도 조금씩 커지고 있습니다.
 

🌸 다음 봄에는 벚꽃을 조금 다르게 바라봐볼까요?

다음 봄, 전국이 벚꽃으로 물들 때 길가에 피어 있는 벚꽃을 한번 바라보세요.
"예쁘다"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서 이런 질문을 던져보는 겁니다.
"이 벚나무는 어떤 나무일까?"
"어디에서 온 나무일까?"
"자생 왕벚나무와 우리가 흔히 보는 가로수 벚나무는 같은 나무일까?"
 
이 질문을 따라가다 보면 벚꽃 하나에도 식물의 분류, 자연적인 교잡, 유전적 다양성, 인간의 재배와 보급의 역사가 모두 들어 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다만 꽃의 색이나 모양만으로 산벚나무, 왕벚나무, 소메이요시노 등을 정확하게 구분하거나 그 기원을 판단하는 것은 쉽지 않습니다.
 
그러니 이 글은 벚꽃을 보고 종을 판별하는 방법보다는 우리가 너무 익숙하게 바라봤던 벚꽃에 조금 다른 질문을 던져보는 이야기로 봐주시면 좋겠습니다.
 
개나리, 진달래, 철쭉, 그리고 이번 벚꽃 이야기까지.
봄꽃 네 편을 마지막으로 이렇게 마무리됐어요.

이번 시리즈를 준비하면서 저도 다시 느꼈습니다.
식물의 이름은 단순히 이름 하나를 외우는 일이 아니더라고요.
 
그 이름 뒤에는 분류학의 역사도 있고, 연구자들의 고민도 있고, 새로운 연구 결과에 따라 달라지는 우리의 이해도 있습니다.
그래서 식물을 공부한다는 건 결국 "지금 우리가 알고 있는 것이 정말 맞을까?"라고 한 번 더 질문해보는 과정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다음 편에서는 진짜 마지막 결론편으로 이 시리즈 전체를 정리해볼게요.
씨앗님들, 함께해주셔서 감사했어요.
 
가장 흥미로웠던 편이 있다면 댓글로 알려주세요 💚
 

📌 핵심만 다시 기억하기

① 2018년 유전체 연구에서는 제주 자생 왕벚나무가 올벚나무 계통과 벚나무 계통의 자연적인 교잡으로 형성된 잡종임이 확인됐습니다.
② 제주 자생 왕벚나무와 일본의 소메이요시노는 같은 기원에서 나온 하나의 나무가 아니라, 서로 다른 교잡 기원을 가진 것으로 후속 연구에서 제시됐습니다.
③ 235그루 가운데 5그루를 분석했다는 표본 수 논쟁은 2026년이 아니라 2022년에 이미 크게 제기됐습니다.
④ 왕벚프로젝트2050은 자생 왕벚나무의 조사·연구와 보급을 목적으로 2022년 출범했으며, 현재도 벚나무류 조사 활동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⑤ 벚꽃의 겉모습만으로 정확한 종이나 기원을 판단하기는 어렵기 때문에, 이 글은 종 구별법보다는 벚나무의 기원과 분류에 관한 배경지식을 이해하는 데 의미가 있습니다.

다음 편: 이름을 바로 세운다는 것, 우리 꽃 이름 되찾기 연재를 마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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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자료

  1. 제주의소리, 「제주 왕벚나무 자생지 논란 종결? 국립수목원 발표는 허위」, 2022.4
  2. http://www.jejusori.net/news/articleView.html?idxno=401391
  3. 한라일보, 「끝나지 않은 왕벚나무 기원 논란」, 2022.4
  4. https://www.ihalla.com/article.php?aid=1649948400724321320
  5. 베리타스알파, 「경포호 벚나무는 일본 소메이요시노벚나무와 처진올벚나무 일색」, 2026.4
  6. https://www.veritas-a.com/news/articleView.html?idxno=604674
  7. 국가생물종지식정보시스템
  8. https://www.nature.go.kr/main/Main.do

본 글에서 인용된 모든 자료의 출처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