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씨앗님들 🌱
얼마 전 정부가 고독사 예방을 전담하는 차관을 지정했다는 소식을 봤어요.
처음에는 단순한 정부 조직이나 정책 변화처럼 보였는데요. 사회복지를 공부하고 있고, 치유원예와 치유농업에도 관심을 갖고 있는 입장에서는 조금 다르게 다가왔습니다.
'사람과 사람의 연결이 끊어지는 문제'를 국가가 정책의 중요한 과제로 다루기 시작했다는 의미로도 볼 수 있기 때문이에요.
그렇다면 사회적 고립 문제는 실제로 어느 정도일까요?
그리고 그 과정에서 식물을 매개로 하는 원예활동이나 치유농업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이번 글에서는 정부의 최근 정책부터 실제 지자체 사례와 연구 결과까지 차근차근 살펴보려고 합니다.

🏛️ 2026년 5월, 고독사 예방 전담차관이 지정됐습니다
2026년 5월 13일, 보건복지부는 제1차관을 '고독사 예방 전담차관'으로 지정하고 범정부 차원의 대응 체계를 강화하겠다고 밝혔습니다.
보건복지부가 이날 개최한 '2026년 제1차 고독사 예방 협의회'에서 발표한 내용입니다.
정부는 고독사 예방 정책을 보다 효율적으로 추진하기 위해 관계 부처와 지방자치단체가 함께 참여하는 범정부 협력체계를 운영하고 있는데요.
이와 관련해 언론에서는 이스란 보건복지부 제1차관을 '사회적 고립 전담 차관', 또는 '고립 전담 차관'이라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이 차관은 사회적 고립을 개인의 문제로만 보지 않고 사회 구조의 변화와 연결해 접근해야 한다는 취지의 발언을 했습니다.
특히 청년 고립 문제와 사회적 연결망 회복의 중요성이 언급됐고, 기존의 여러 지원 서비스를 서로 연결하는 플랫폼의 필요성도 제시됐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것은 명칭입니다.
이번 조치를 정확하게 표현하면 보건복지부가 '고독사 예방 전담차관'을 지정한 것이고, '사회적 고립 전담 차관'은 언론에서 사용한 표현이라고 구분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 한국만의 이야기는 아닙니다
사회적 고립과 외로움을 국가 차원의 정책으로 다루는 움직임은 다른 나라에서도 나타났습니다.
영국은 2018년 외로움 문제를 담당하는 장관을 임명했고, 일본도 2021년 고독·고립 문제를 담당하는 장관을 두었습니다.
한국 역시 고독사와 사회적 고립 문제를 별도의 정책 과제로 다루는 단계로 들어선 셈입니다.
다만 각 나라의 행정체계와 정책 범위가 서로 다르기 때문에 단순히 같은 제도를 도입했다고 보기는 어렵습니다.
중요한 공통점은 사회적 연결의 단절을 개인의 사적인 문제만으로 보지 않고 정책적 대응이 필요한 사회문제로 다루고 있다는 점입니다.
📊 우리나라 사회적 고립도는 33.0%
그렇다면 우리나라에서 사회적 고립을 경험하는 사람은 얼마나 될까요?
국가 지표에 따르면 2025년 사회적 고립도는 33.0%였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사회적 고립도는 단순히 '외롭다고 느끼는 사람'의 비율이 아닙니다.
국가 지표에서는 사회적 고립도를, “집안일을 부탁하거나 이야기를 나눌 상대가 필요할 때 도움을 받을 곳이 없는 사람의 비율”로 정의하고 있습니다.
2025년에는 전체 조사대상의 33.0%가 이런 상황에 해당했습니다.
조금 더 세부적으로 보면,
- 아플 때 집안일을 부탁할 사람이 없는 경우: 24.9%
- 힘들 때 이야기할 상대가 없는 경우: 21.3%
- 60세 이상 사회적 고립도: 39.4%
- 19~29세 사회적 고립도: 24.4%
로 나타났습니다.
그래서 사회적 고립을 단순히 '혼자 사는 사람의 문제'라고 이해하면 부족합니다.
혼자 살지 않더라도 실제로 도움을 요청하거나 마음을 나눌 사람이 없다면 사회적으로 고립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 고독사는 사회적 고립이 극단적으로 나타난 경우입니다
사회적 고립과 함께 자주 언급되는 것이 바로 고독사입니다.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에 따르면, 2021년 고독사 사망자는 3,378명이었습니다.
2017년 2,412명과 비교하면 증가한 수치이고, 2017~2021년 5년간 연평균 증가율은 8.8%였습니다.
그런데 여기서 한 가지 흥미로운 부분이 있습니다.
고독사를 흔히 고령층의 문제로 생각하기 쉽지만, 실제 통계에서는 50~60대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습니다.
2017년부터 2021년까지 50~60대의 비중은 각각
- 2017년: 52.8%
- 2018년: 54.8%
- 2019년: 53.8%
- 2020년: 60.1%
- 2021년: 58.6%
이었습니다.
따라서 '고독사는 노년층의 문제'라고만 설명하기보다는 중장년층을 포함한 폭넓은 사회적 문제라고 보는 것이 통계에 더 가깝습니다.
🌿 그런데 식물을 활용한 돌봄은 이미 현장에서 시작되고 있습니다
제가 이 정책을 관심 있게 본 이유가 바로 여기 있습니다.
정부가 사회적 고립과 고독사를 중요한 정책 과제로 다루기 시작한 것과 별개로, 지방자치단체에서는 이미 식물과 원예활동을 활용한 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사례가 2026년 7월 구리시가 시작한 '구리형 초록돌봄 프로젝트'입니다.
구리시는 치매안심센터와 사회적경제 조직, 마을공동체가 협력해 식물을 활용한 지역사회 돌봄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대상은 경증 치매 어르신과 치매 가족, 사회적 고립 가구 등입니다.
집합형 프로그램에서는 다육식물 심기, 식물 이름 짓기, 유리병 정원 만들기, 꽃바구니 만들기 등의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또 방문형 프로그램에서는 외출을 기피하는 사회적 고립 가구를 직접 찾아가 꽃과 반려식물을 활용한 정서 지원과 말벗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흥미로운 점은 단순히 '좋은 프로그램이었다'는 만족도만 보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구리시는 노인 우울척도(SGDS-K)와 원예치료 평가도구를 활용해 프로그램 전후의 정서 변화를 분석하고 사업 효과를 검증할 계획이라고 밝혔습니다.
원예활동을 복지 프로그램에 넣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효과를 측정하고 운영 모델로 발전시키려는 시도라는 점에서 눈여겨볼 만합니다.
🌱 안성에서도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치유농업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비슷한 사례가 경기도 안성에서도 확인됩니다.
안성시농업기술센터는 2026년 '독거노인 집합형 원예 치유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 프로그램은 안성시보건소 노인돌봄과의 방문건강관리사업과 연계해 치유농업 서비스가 필요한 어르신들을 대상으로 마련됐습니다.
미양면, 안성2동, 일죽면 등 3개 거점에서 총 7회기로 진행되며, 전문 치유농업 강사의 지도 아래 식물을 활용한 활동과 다양한 농촌자원 프로그램을 진행합니다.
안성시가 밝힌 사업 목적도 흥미롭습니다.
식물과의 교감뿐 아니라 소그룹 활동을 통해 사회적 관계 형성을 돕고 정서적 고립을 완화하는 것을 중요한 목표로 삼고 있습니다.
즉, 식물을 키우는 활동 자체만 중요한 것이 아니라,
식물 → 활동 → 사람과의 만남 → 대화와 교류라는 과정이 함께 작동하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하고 있는 것입니다.
🔬 연구에서도 긍정적인 결과가 보고됐습니다
그렇다면 원예치료가 실제로 정서적인 측면에 도움이 될까요?
국내 연구 가운데 참고할 만한 사례가 있습니다.
임흥수의 2017년 연구 「저소득층 노인의 우울증 해소를 위한 원예치료프로그램의 효과」에서는 저소득층 노인을 대상으로 주 1회씩 총 20회기의 원예치료 프로그램을 실시했습니다.
연구 대상은 전남 지역의 한 종합사회복지관 노인교실에서 우울증을 겪고 있던 8명이었습니다.
연구 결과에서는 원예치료 프로그램이 대상자의 우울과 스트레스 감소에 긍정적인 효과를 보였으며, 경제적 어려움을 겪는 노인들에게 프로그램에 대한 만족감도 나타났다고 보고했습니다.
다만 이 연구를 읽을 때는 한 가지 주의할 점이 있습니다.
대상자가 8명인 소규모 연구이기 때문에 이 결과만으로 '원예치료가 모든 사회적 고립이나 우울 문제를 해결한다'고 일반화할 수는 없습니다.
오히려 이 연구는 특정 대상에게 일정한 프로그램을 적용했을 때 긍정적인 변화가 관찰될 수 있다는 하나의 근거로 보는 것이 적절합니다.
그리고 실제 현장에서 효과를 확인하려면 대상자 특성, 프로그램 기간, 활동 내용, 평가 방법 등을 달리한 추가 연구가 필요합니다.
⚖️ 고독사예방법과 원예치료는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여기서 법적인 부분도 한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고독사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6조는 노인복지시설과 사회복지시설 등의 장이 이용자를 대상으로 정기적인 상담·교육을 실시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 국가와 지방자치단체는 이러한 상담·교육에 필요한 프로그램을 개발·보급하고 비용의 전부 또는 일부를 지원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시행규칙에서는 상담·교육 방법으로 개별 면담, 집합교육, 인터넷 강의 등을 제시하고 있으며, 고독사의 원인과 예방방법, 고독사위험자에 대한 상담방법, 응급상황 발생 시 대처방법 등이 포함되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 법에 '원예치료를 실시해야 한다'거나 '원예치료가 고독사 예방 프로그램으로 규정되어 있다'는 뜻은 아닙니다.
다만 법에서 상담·교육 프로그램의 개발과 보급을 규정하고 있고, 실제 지자체에서는 식물과 원예활동을 활용한 돌봄 프로그램이 운영되고 있기 때문에, 앞으로 지역 특성에 맞는 다양한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로 활용될 가능성은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이 부분은 현재 제도에 대한 사실이라기보다, 현행 법과 실제 사업을 바탕으로 한 앞으로의 가능성에 대한 이야기라고 구분하는 것이 정확하겠습니다.
🌿 그렇다면 치유원예와 치유농업은 어떤 역할을 할 수 있을까요?
저는 이 지점에서 치유원예와 치유농업의 가능성을 생각하게 됩니다.
사회적 고립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경제적 지원이나 복지서비스만으로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사람이 다시 사회와 연결되기 위해서는 누군가와 만날 이유와 공간, 반복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활동도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식물을 활용한 프로그램은 이런 구조를 만드는 데 하나의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식물을 함께 심고 → 자라는 모습을 관찰하고 → 서로 이야기를 나누고 → 다음 활동을 약속하는 것
만으로도 사람 사이에 자연스럽게 접점이 만들어질 수 있습니다.
특히 식물은 대화의 주제가 될 수 있고, 활동 자체가 참여의 이유가 될 수도 있습니다.
'무슨 이야기를 해야 할지 모르겠다'는 상황에서도
"이 식물은 물을 언제 줘야 할까요?"
"새잎이 나왔네요."
"지난번에 심은 식물은 잘 자랐나요?"
같은 아주 작은 대화가 시작될 수 있으니까요.
물론 이것만으로 사회적 고립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사회복지 서비스와 보건의료, 지역공동체, 상담, 일자리 지원 등과 함께 연결된다면 사람이 다시 관계망으로 들어오는 하나의 접점으로 활용될 가능성은 있다고 생각합니다.
🌱 치유농업사를 준비하면서 다시 생각해본 것
이번 정책을 살펴보면서 제가 왜 치유농업사 자격을 준비해보고 싶었는지도 다시 생각해보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치유농업이라고 하면 텃밭이나 정원, 식물을 활용한 활동 정도를 떠올렸습니다.
그런데 조금씩 공부하다 보니 치유농업은 단순히 식물을 잘 키우는 방법만을 배우는 영역은 아니더라고요.
누구를 대상으로 하는지,
어떤 활동을 설계할 것인지,
그 활동이 어떤 심리적·사회적 변화를 목표로 하는지,
그리고 그 변화를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까지 함께 생각해야 합니다.
사회적 고립이라는 문제도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식물 하나를 심는다고 사람이 바로 사회와 연결되는 것은 아니지만, 사람이 밖으로 나올 수 있는 이유를 만들고, 누군가를 만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반복해서 참여할 수 있는 활동을 만드는 것은 분명 중요한 과정일 수 있습니다.
구리시와 안성시의 사례가 바로 그런 가능성을 보여주는 작은 실험처럼 느껴집니다.
🌿 식물이 사람을 다시 연결하는 매개가 될 수 있을까?
이번 자료를 찾아보면서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원예치료가 사회적 고립을 해결한다'는 결론이 아니었습니다.
오히려 그 반대였습니다.
아직 해결책이 하나로 정해져 있지 않기 때문에 다양한 접근을 시도하고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사회적 고립은 경제적 문제이기도 하고, 주거의 문제이기도 하며, 건강과 정신건강, 가족관계, 지역사회와도 연결되어 있습니다.
따라서 어느 하나의 프로그램만으로 해결하기는 어렵습니다.
그 안에서 치유원예와 치유농업은 거대한 해결책이라기보다 사람과 사람을 다시 만나게 만드는 작은 매개가 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앞으로 이런 프로그램이 실제로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어떤 대상에게 어떤 방식이 적합한지 연구가 쌓인다면 이야기는 조금 더 달라질 수 있겠지요.
저도 치유농업사를 공부하면서 단순히 '식물이 사람에게 좋다'는 수준을 넘어, 식물을 이용해 어떻게 사람을 연결하고, 그 변화를 어떻게 측정할 수 있는가라는 부분까지 좀 더 깊게 공부해보고 싶습니다.
씨앗님들은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식물이 사람과 사람을 다시 연결하는 작은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하시나요?
📌 핵심만 다시 기억하기
① 2026년 5월 보건복지부는 제1차관을 '고독사 예방 전담차관'으로 지정했습니다.
② 2025년 우리나라 사회적 고립도는 33.0%로 집계됐습니다.
③ 2021년 고독사 사망자는 3,378명이었고, 2017~2021년 연평균 증가율은 8.8%였습니다.
④ 2017~2021년 고독사에서 50~60대가 차지한 비중은 매년 52.8~60.1%였으며, 2021년에는 58.6%였습니다.
⑤ 구리시의 '초록돌봄'과 안성시의 독거노인 원예 치유 프로그램처럼 식물을 활용한 지역 돌봄 사례가 실제로 운영되고 있습니다.
⑥ 원예치료 관련 연구에서 긍정적인 결과가 보고됐지만, 소규모 연구 결과를 전체 사회적 고립 문제에 그대로 일반화해서는 안 됩니다.
⑦ 고독사예방법은 상담·교육 프로그램의 개발과 보급을 규정하고 있지만, 원예치료 자체를 법정 프로그램으로 명시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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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참고자료
- 보건복지부, 「사회적 고립, 개인 문제가 아닌 범정부 예방 과제로 관리한다」,
- 서울신문, 「사회적 고립도 33%…영국·일본 이어 한국도 ‘외로움 차관’ 띄웠다」, 2026.05.13.https://www.seoul.co.kr/news/society/2026/05/13/20260513500089
- 국민 삶의 질 지표, 「사회적 고립도
- 대한민국 정책브리핑·보건복지부, 「2022년 고독사 실태조사 결과 발표」
- 구리시, 「구리형 초록돌봄 프로젝트」 관련 공식 자료
- 한국학술지인용색인(KCI), 「저소득층 노인의 우울증 해소를 위한 원예치료프로그램의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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