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씨앗님들 🌧️
기후 우울(Climate Anxiety)이라는 말을 처음 들었을 때 조금 놀랐어요. 기후 변화가 마음에 영향을 준다는 것, 그게 이름이 생길 만큼 많은 사람의 이야기라는 것.
찾아보니 WHO가 기후 변화를 인간의 정신건강에 심각한 위협으로 공식 인정했고, 국내외 연구에서도 기후 불안, 생태적 슬픔(ecological grief)을 경험하는 사람이 빠르게 늘고 있다고 해요.

올해 장마는 6월 중하순부터 전국적으로 시작될 것으로 예상돼요.
하늘이 무거워지고, 습도가 오르고, 비가 오락가락하고, 빨래가 마르지 않고, 정원에 나가기도 어려운 계절이 다가오고 있어요.
이 계절에 이상하게 마음이 무거워지는 분들, 계시죠? 계절성 우울과 기후 불안이 겹치는 시기예요.
그런데 정원을 가꾸면서 이 시기를 조금 다르게 보게 됐어요.
장마는 정원에서는 나쁜 계절이 아니에요. 뿌리가 깊어지고, 느리게 자라던 식물들이 성장하고, 수국이 가장 아름답게 피는 계절이기도 해요.
인간이 불편하다고 느끼는 장마가, 식물에게는 가장 중요한 시간 중 하나예요.
기후 우울을 느끼는 사람들에게 자연이 치유 공간이 될 수 있다는 연구가 있어요. 아이러니하게도, 기후 변화로 상처받은 마음이 자연 안에서 회복된다는 것.
정원은 그 연결 고리예요.
자연을 걱정하는 마음과 자연에서 회복되는 경험이, 같은 공간에서 일어납니다.
요즘 아침마다 마당에 나가면 수국 봉오리가 점점 커지고 있어요.
장미는 이미 졌고, 이름 모를 새싹이 또 올라와 있고, 흙은 습기를 머금고 있어요.
장마가 오면 이 봉오리들이 터질 거예요. 비가 많이 오는 계절에 가장 화려하게 피는 꽃이 수국이라는 것, 이 계절을 조금 다르게 볼 수 있게 해줘요.
이 정원이 기후 우울에 대한 제 나름의 대답인 것 같아요. 걱정은 하되, 지금 여기 살아있는 것을 돌보는 것.
씨앗님들은 장마가 다가오는 이 계절, 마음이 어떠세요?
무겁다면 잠깐 정원을 들여다보세요.
나쁜 계절이 아닐 수도 있으니까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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